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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블록체인 전략? 우린 다르다. 플랫폼 안 한다” ['19.08.07.코인데스크코리아]

작성자
obciaadmin
작성일
2019-08-07 17:37
조회
30

 

SK그룹의 SK텔레콤, KT그룹의 KT, LG그룹의 LG유플러스 등 이른바 국내 이동 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의 역사는 유독 흥미롭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타 통신사와 다른 길을 홀로 걸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1996년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미국식 2G 통신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상용화했지만, LG유플러스는 유럽식 2G 통신인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을 홀로 사용해야 했다. 3G 통신 시대에 들어섰을 때도 타 통신사에 밀려 울며 겨자먹기로 3G인 ‘WCDMA(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 대신 2.5G인 ‘CDMA EV-DO rev.A’를 적용했다. 그 탓에 몇 년 전만 해도 LG유플러스에서 사용하는 휴대폰과 타 통신사 휴대폰은 통신 규격이 맞지 않아 기기변경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무렵 LG유플러스는 대세를 따르는 ‘쉬운’ 선택을 하기보다는, 당시 상황을 타개하고 미래 먹거리 선점 차원에서 타 통신사와 또다시 다른 선택에 도전했다. 4G 통신인 LTE가 상용화되기 1년 전인 2011년부터 3G(사실상 2.5G) 서비스보다는 전국에 LTE 기지국을 세우며 4G 시장 선점에 나섰다. 그 결과 2012년 3월 국내 최초로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덕에 한때나마 초기 LTE 경쟁에서는 처음으로 타 통신사들을 앞섰다. 물론 그 ‘선두’가 얼마나 지속됐는지는 네임밸류와 ‘규모의 경제’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또다른 문제였다.

 

지난 2009년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가 세상에 등장하고, 시간이 흘러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도 높아졌다. 블록체인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혔고, 당연하게도 이통 3사는 블록체인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블록체인 플랫폼 ‘스톤(STON)‘을 공개했다. KT 역시 네트워크 블록체인 플랫폼 ‘기가체인 BaaS‘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어떻게 했을까? 그들은 이번에도 다른 선택을 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블록체인 서비스에 집중하겠단다.

문제우 LG유플러스 5G신규서비스담당 블록체인서비스팀장

문제우 LG유플러스 5G신규서비스담당 블록체인서비스팀장. 출처=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LG유플러스가 이같은 선택을 내린 배경을 듣고자 이 회사의 블록체인서비스팀을 이끌고 있는 문제우 팀장을 만났다. 지난달 26일 LG그룹의 모든 R&D(연구개발) 시설이 모여있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문 팀장은 코인데스크코리아를 만나, “우리가 블록체인으로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연구했고, 그 결과 블록체인 플랫폼이나 기술을 만들기보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제우 팀장은 통신 서비스와 찰떡궁합인 블록체인 서비스를 찾기 위해서 LG유플러스가 제공 중인 200여 개가 넘는 고객 서비스를 샅샅이 살펴봤다고 했다. 현재 LG유플러스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기획·연구하는 전체 인원은 5명에 불과하다. SK텔레콤과 KT는 블록체인 개발 인력이 30~5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현저히 적지만, 문 팀장은 절대 적은 인원이 아니라고 말한다.

“SK텔레콤과 KT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으로 안다. 당연히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린 플랫폼을 안 만든다. 블록체인 기술도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대신, 통신 서비스나 고객 서비스에 있어서 블록체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

LG유플러스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나 기술 개발사가 아니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 개발보다는 기존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결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는데 집중하는 게 당연하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인원이 많을 필요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공개된 첫 작품이 지난달 15일 공개된 ‘블록체인 기반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 간편 청구 앱‘이다.

지금껏 휴대폰이 분실·파손돼 보험 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통신사, 제조사, 보험사를 아우르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다. 예컨대 휴대폰이 파손되면, 먼저 고객은 제조사에 가서 수리를 받고 수리 내역, 그리고 수리 영수증을 사진 혹은 문서로 작성해 보험사에 보험 청구를 한다. 보험사는 제출된 서류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먼저 통신사에 해당 고객과 기기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하고, 수리 내역이 맞는지 제조사에 재확인 후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 과정이 완료되기까지 짧으면 하루, 길면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복잡한 과정을 줄일 수 있어, 빠른 서비스 제공 및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 간편 청구 앱 실행 모습.

블록체인 기반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 간편 청구 앱 실행 모습. 출처=LG유플러스

이런 생각에서 시작된 블록체인 기반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 간편 청구 앱은 LG유플러스, LG전자, KB손해보험 등이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받는 과정을 공유한다. 휴대폰 파손 시 제조사에 가서 수리를 받게 되면 고객의 동의 하에 손해보험사로 종이 서류나 사진 제출 없이 블록체인으로 내역을 전송해 보험금 청구와 지급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는 휴대폰 분실 시 유플러스 홈페이지나 타인의 휴대폰에 카드번호나 은행계좌로 해당 앱에 로그인해 보험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사업자들의 참여가 제한적이어서 소비자 입장에서 큰 효용을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LG유플러스 고객이라 해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는 아직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문제우 팀장은 참여 사업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얼라이언스나 노드를 운영하는 참여자가 많아야 한다. 그래야만 블록체인 생태계가 활성화된다. 블록체인 기반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 간편 청구 앱 생태계를 위해서 현재 삼성전자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SK텔레콤과 KT에도 제안했다. 모두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연락을 받은 상태다.”

문제우 팀장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혼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진정한 블록체인 기술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타 통신사, 금융사, 기술 개발사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14일 LG유플러스, SK텔레콤, KT 등 통신 3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코스콤 등 7개 기업이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전자증명 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한 것은 기업 간, 분야 간 블록체인 협력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전자증명 사업은 탈중앙ID(DID, Decentralized Identifiers)를 바탕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졸업증명서 제출을 예로 들어보면, 직접 학교에 가거나 온라인으로 졸업증명서를 발급받아 기업·기관에 전달할 필요 없이, 개인의 ‘승인’만으로 실시간으로 제출이 가능해지는 방식이다. 특히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만큼 불필요한 추가 검증 과정도 줄어든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각 대학과 기업, 기관의 노드 참여가 필수로 꼽힌다.

“기존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면 무조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물론 블록체인으로 실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서비스도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반 휴대폰 분실 보험 간편 청구 앱이고, DID 모바일 전자증명 사업이다. LG유플러스는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기술 개발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기술이나 플랫폼은 그 어떤 것이라도, 설사 경쟁사 것이라도 우린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없이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LG유플러스의 방향은 가히 ‘독자 노선’이라 할 만하다. 이통 3사 가운데 다른 2개 사와는 유독 달라야 했던 역사를 스스로 되풀이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몇해 전 계열사 LG전자는 ‘엘지스럽다‘는 부정적 뉘앙스의 표현을 전면으로 거론해 ‘엘지스럽지 않다’고 항변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엘지스러움’을 버리지 않고, 늘 혼자였던 길을 뚜벅뚜벅 걷는다. 그들의 선택은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원문 :   https://www.coindeskkorea.com/lguplus_says_we_are_different/ / 박근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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